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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탈출’ 가족의 선택 – 지방살이 1년 보고서

by jeongban 2025. 7. 30.

최근 몇 년간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주하는 가족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도시탈출 가족의 선택, 지방살이 1년 보고서에 대해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도시탈출’ 가족의 선택 – 지방살이 1년 보고서
‘도시탈출’ 가족의 선택 – 지방살이 1년 보고서

 

이러한 ‘도시탈출’ 현상은 단순한 주거 비용 절감이나 자연을 향한 동경을 넘어서, 육아, 교육, 생계 등 삶의 전반적인 재정비를 고려한 중대한 선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실제 이주 가족들의 사례와 그들이 체감한 변화를 중심으로 지방살이 1년의 경험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육아의 재발견 – 자연과 여유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


수도권을 떠나 지방으로 이주한 가족들이 가장 먼저 언급하는 변화는 육아 환경입니다. 특히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인데, 이는 도심에서 느끼기 어려운 안정감, 자연 친화적인 생활, 그리고 이웃 간의 유대감에서 비롯됩니다.

한 가족은 경기 고양시에서 전남 구례군으로 이주했습니다. 부모는 서울에서의 빡빡한 어린이집 대기 순번과 높은 양육비, 좁은 놀이 공간에 부담을 느끼다 ‘귀촌’을 결심했습니다. 이들은 “아이들이 논과 들에서 뛰어놀며 자연스럽게 감각을 익히고, 놀이터가 없어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또 다른 사례로, 충북 괴산으로 이사한 한 가족은 “동네 할머니들이 아이에게 간식도 주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모습에서 공동체의 의미를 느꼈다”고 전했습니다. 육아에 있어 지방의 ‘느슨한 연결’이 오히려 부모에게 심리적 여유를 주고 아이에게는 정서적 안정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교육, 경쟁 대신 자율 – 작지만 깊은 배움의 장


교육 문제는 지방 이주를 고민하는 가족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우려가 따르는 부분입니다. ‘학교 수준이 낮지 않을까?’, ‘사교육이 부족한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흔하지만, 실제 이주한 가족들은 ‘다른 종류의 배움’을 강조합니다.

전북 진안으로 내려간 한 가족은 “아이 스스로 무언가를 찾아 배우고자 하는 태도”를 키워나가는 모습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합니다. 이들은 지역 소규모 학교의 특성을 활용해 1:1 또는 소규모 수업, 다양한 체험 중심의 교육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교사와 학생 간의 밀접한 관계, 개별 맞춤형 지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대안학교’나 ‘마을교육공동체’와 연결된 사례도 많습니다. 경남 남해군으로 이주한 한 가족은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배움터에 아이를 보내며 경쟁 중심이 아닌 협력 중심의 교육환경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수도권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생태 교육, 목공, 농사 체험 등이 일상화되어 아이의 삶의 만족도 또한 높아졌다고 합니다.

물론 대학 입시나 중·고등 교육으로 갈수록 수도권과의 정보 격차, 사교육 한계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초등 교육까지는 삶 중심의 배움과 공동체 교육이 지방에서 더 뿌리내릴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에서 시사점을 줍니다.

 

생계와 경제적 현실 – ‘돈보다 시간’의 전환점


지방 이주를 고려하는 데 있어 가장 현실적인 고민은 생계입니다. 특히 수도권의 직장을 떠나야 하는 경우, 수입의 불안정성은 피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일부 가족은 소비 구조의 변화와 일-삶 균형의 회복을 생계 불안정보다 더 중요한 가치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맞벌이로 월 700만 원을 벌던 부부가 충남 부여로 내려가 월 300만 원 수준의 소득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생활비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저축 여력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말합니다. 이들은 “더는 시간에 쫓겨 살지 않고, 주말마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삶 자체가 경제적 가치보다 우선”이라고 평가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디지털 노마드형 재택근무, 소규모 창업, 로컬 크리에이터 활동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방식도 늘고 있습니다. 강원도 평창에 정착한 한 가족은 온라인 콘텐츠 제작과 지역 농산물 유통을 병행하며 ‘슬로우 비즈니스’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방에는 여전히 고용 안정성과 일자리 다양성이 부족한 문제가 존재합니다. 이에 따라 많은 가족들이 ‘부분 이주(주말마다 지방 거주)’ 또는 ‘한쪽 부모만 수도권 직장 유지’ 등의 절충안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즉, 생계를 감당하면서도 삶의 방향을 점진적으로 조정해가는 전략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방살이를 선택한 가족들의 1년은 단순히 도시에서의 피로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이 아니라, 삶을 재설계하려는 깊은 고민과 실천의 결과입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육아, 경쟁을 내려놓은 교육, 소비보다 시간을 중시하는 삶. 이는 단순히 로망이 아닌,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물론 모두에게 적합한 선택은 아닙니다. 가족 구성원들의 의지, 직업의 유연성, 공동체 적응력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양한 가족들이 지방 이주를 통해 경험한 1년의 변화는, 오늘날 우리가 원하는 삶의 방향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됩니다.